13시 나른한 오후이다.
카페의 창가 자리에 앉아있다.
부드러운 쿠션에 몸을 기대고,
유리창 너머로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을 느낀다.
파란 바다 위로 배들이 내 눈앞에 보인다.
그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어디론가 급히 가는 것 같지도 않고,
그저 나처럼 시간을 즐기며 떠있는 것 같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들이 하얗게 밀려와
하늘 전체를 가득 메워 넣었다.
솜사탕 같은 그 구름들은
서서히 움직이며 모양을 변화시킨다.
이런 날, 나는 한쪽 눈을 감고
하늘을 향해 손을 뻗어본다.
눈과 일직선이 되었을 때
나의 작은 손바닥 위로 구름이 올라온다.
주먹 쥔 후 다시 폈다 해도,
잡힌 듯 아닌 듯한 구름은
항상 나의 손에서 벗어난다.
내 손에서 사라져버린 구름은
잡힐 듯 말 듯
바람이 알려주는 방향으로
도망치듯 멀어져 간다.
사랑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처음 만난 사랑이 왔던 그 순간...
잠시 멍하니 있었다가,
곧 다시 일어나 충분한 따스함과 함께
사라져 버린다.
그 사랑 역시
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멀어져 간다.
나는 계속해서 손을 뻗어본다.
아직 보지 못한 색깔의 구름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아직 느끼지 못한 사랑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그런 기대를 가지고,
나는 이 카페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지며
시간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