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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짧은 글

시간 속에 사랑

by 감성좋아 2023. 9. 19.

새벽 1시
친구들이랑 한잔하고 있었다.
 
2시간 전만 해도 사람들이
군데군데 앉아 있었는데
친구 몇몇은 집에 가버리고
지금은 남자 둘뿐이다.

항상 우리 둘만 남아서 할 얘기라곤
여자 얘기뿐이었다.

친구가 그랬다.

"어디서 본 건데... 
하루 종일 생각나면 좋아하는 거고, 
한밤중에 생각나면 그리워하는 거고,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생각나면 
그 사람을 사랑하는 거래.."

그 말은 깊게 와닿았지만,
나는 아직 이해하기 어려웠다. 
 
피곤한 머리와 반쯤 감긴 눈으로 
친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무거운 눈꺼풀이
내려오는 건 원하지 않았다.
 
한두 번 눈만 깜박거리다 잠이 들며
친구의 말이 살짝 스쳐 지나갔다.
 
순간순간 잠깐의 머리 속에서
'그녀'라는 추억이 마음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날은 추운 겨울 날씨였다. 
 
바람은 차가워 입던 옷마저도 부족한 듯했다. 
 
나는 군 입대 전 피시방 알바를 했다.
 
오픈 피시방이라
여자 아르바이트생과 함께 일하며 
지내던 시간들이 다시금 내 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나와 동갑이었다.
 
마른 체형과 웃음 가득한 얼굴로 
항상 밝은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아주었다. 
 
학교 수업이 끝난 후 1시간 일찍 도착하여 
등록금과 생활비를 모으기 위해 
알바를 하던 그녀의 모습은 
항상 기분 좋게 남아있다.

그녀의 모습만 보면 정말로 기분 좋았다.
 
우리 사이에는 사귄 것도 아니었지만
3초마다 그녀가 생각나곤 했다.
 
심지어 3초조차도 아니라
매 순간 그녀가 생각이나
벗어날 수 없었다.

아침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그녀와 함께할 때면 언제나 웃음 지어주고
작은 관심까지도 챙겨주던 
모습에 설렘이 가득했다.

하지만 입대 전인 나로서는 
고백하기보단 입대 준비로 인해 
자신 없기도 했다. 
 
내 안에서만 좋아한다고 
애틋한 마음으로 표현할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진심을 드러내진 않았다.


입대 2주 전에 이번 달만 하고
알바를 그만둔다고 사장님께 말했다.

그녀에게는 군대 입대 얘기는 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고생했어!
  잘 가"
 
라는 말만 했다.

뭔가 아쉬웠지만...
별말 없이 그렇게 헤어졌다.

입대를 후
3개월이 지나고
나는 피시방 사장님께 전화 했었다.

안부 인사를 하고
아르바이트생 얘기가 나왔다.

사장님은
"그때 알바생 여자애가
 너 보고 싶다고 말하더라
그리고 일주일 뒤에 그만뒀어..."

그렇게 그녀 얘기를 듣고 나니
가슴이 미어왔다.

전역 후에도 그녀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녀는 지금 뭐 하고 지내고 있을까?
나를 조금이나마 생각했을까?
그때 고백했다면 잘 되었을까?

나는 미소를 지으며 살며시 눈을 떴다.
 

시간은 사랑의 기억을

잊혀 가게 만든다.

그때 그 설레는 마음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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